01. A U Ready? 여행지를 정하고 휴가 일정을 팀 내에서 조율하고, 이런 과정들을 거치며 휴가가 주는 흥분감과 쾌감을 느꼈어야 했지만사실 그런 감정은 전혀 들지 않았다.일이 너무 바빠서 그런 감정을 느낄 여유조차 없거나 했던 것은 아니었다.애초에 감정적으로 쳐져있으니 휴가 준비가 주는 흥분감 따위로는 이겨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때문에 5년 전 배낭여행 때와는 달리 두 달여의 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준비과정은 도무지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대략의 도시와 남부지방은 반드시 렌트를 해야겠다는 막연한 그림만 그리고 있었을뿐 실제의 준비로 이어지진 않았던 것이다. 이러다간 렌트는 커녕 여행을 제대로 갈 수가 있을까 하는 무서움이 들고나서야 본격적인 준비의 막이 올랐다.지난 여행에서는 대학생 때를 추억한..
01. 시작. 2016년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나에게 썩 유쾌한 해는 아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극심한 우울증과 슬럼프는 끝도 보이지 않을 만큼 이어졌고, 덕분에 심신은 너무도 지쳐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어떻게든 좋으니 나이를 빨리 먹어서 이 모든 것이 훌쩍 지나가버리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한 살, 두 살 이룬 것 없이 나이만 먹어간다는 공포감의 사이에서 발버둥치던 그런 나날들이었던 것이다. 휴가를 7일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여행을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도 일단은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것이 컸다. 여행을 다녀오면 적어도 모든 것이 지금보다 조금은 나아지겠지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었고, 그래야만 했다. 유럽은 성인이 된 이후에 내가 가본 유일한 외국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지역이다.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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